기타

동티모르의 언어들

Noobgosu 2021. 5. 5. 16:57

관광객은 없고 자원봉사자만 있다는 그 나라

무려 2002년에야 독립한 그 나라

국가의 이름부터 국어까지 이름부터 뭐하나 확실치 못한 동티모르와 테툼어

어느 이름으로 부르던 그 뜻은 동동(東東)이지만

동티모르인지 티모르-레스테인지 심지어 티모르-레스찌인지 아니면 급기야 티모르-로로사에인지 보는 관점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달라지고 각기 다른 정치적 함의마저 품고 있는 국명

국민의 대다수가 말한다는 tetum 이라고도 tetun이라고도 불리며 출처에 따라 표기는 제멋대로

 

인구 백만 남짓의 작은 나라이지만 이 나라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지형도는 한국사람이 보기엔 황당하리만치 복잡하다

일단 이 일대의 지역들이 그러듯이 이 곳 또한 일일히 세기 머리 아프게 참 많은 언어들이 존재한다

위에서 테툰어가 국어라고 내멋대로 적어놨지만 어디까지나 편의상 그렇게 말한것이고

동티모르 정부 홈피 피셜 동티모르 헌법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현지어들이 테툼어 외에도 Bekais, Bunak, Dawan, Fataluku, Galoli, Habun, Idalaka, Kawaimina, Kemak, Lovaia, Makalero, Makasai, Mambai, Tokodede and Wetarese(몇개인지 셀 생각 없음) 등 다양하게 존재하며 동부 지역에서는 fataluku 어가 tetum어보다도 더 널리 쓰이기도 한다고 한다. (더 널리 쓰인다도 아니고 더 널리 쓰이는 일이 종종 있다... 라고 정부 홈피에서부터 말을 한다 정말이지 애매모호의 극치로구나)

 

뭐 그건 됐고

지구상의 많은 나라들에서 아무리 현지 언어가 존나 많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어떤 권위를 가지고 쓰이는 언어는 끽해야 한두개이기 마련이다

일단 헌법은 포르투갈어와 테툼어 두가지로 쓰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헌법에서 인정하는 공식어(official language)이기도 하다

포르투갈어는 티모르섬 동쪽을 수백년간 식민지로 삼은 자들의 언어였고(사실 근데 말이 수백년 통치지 외딴 곳에 위치한데다가 너무 작고 소중해서인지 20세기 초반에 들어서야 비로소 딜리를 중심으로 직접통치에 들어갈 정도로 포르투갈에서 별 신경을 안썼다고 한다 그만큼 영향력도 제한적이었다는 뜻, 세계 2차 대전 전까지 전기나 도로망 같은 인프라 투자도 전무했단다)

테툼어는, 더 정확히는 테툼 프라사 혹은 테툼 딜리는 수도인 딜리에서 쓰이는 테툰어를 표준으로 삼는데 원래 테툰족이 쓰던 언어가 민족간의 교역어로 쓰이면서 크레올화된 형태로서 포르투갈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문법 또한 오리지날 테툰어(테툰 타릭)보다 단순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만 들으면 뭐야 별거 없네 가장 널리 쓰이는 현지어 하나, 유럽식민국의 언어 하나, 이렇게 두개가 공용어? 전형적이구만 뭘 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 공용어(working language)는 또 따로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975년 그제서야 해외 식민지들을 포기한 포르투갈을 이어 이번에는 미친 인도네시아가 쳐들어오는데 인도네시아의 지배하에 놓여있던 기간 동안은 당연히 인도네시아어가 공식적으로 쓰였다

(사족이지만 이런 걸 보면 참... 지금 중국이 위구르 티벳에 하는 짓도 그렇고 일본이 우리나라한테 한 짓도 그렇고 제국주의적 침략이라는게 꼭 서양의 전유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인도네시아 군대가 물러나면서 인도네시아어가 공식언어의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영어와 더불어 헌법에서 인정한 공용어(working language)의 자리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

 

 

정리하자면 동티모르하면 떠오르는 언어 네가지! 외국인이 동티모르에 간다면 알아두면 유용한 언어(산간 오지마을에 간다면 거기 토착어가 가장 유용하겠지만은) 네가지! 민족/부족적 구분을 넘어 사회 각방면에서 쓰이는 언어 네가지!는 테툼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영어 인 듯 하다

 

사실 살펴보면 네 언어들이 다 어정쩡하다

---일단 테툼어는 토착언어이지만 뭐 국민들의 압도적인 절대 대다수가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인구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역사가 유구한 것도 아니고... 얘만으로는 좀 부족한 느낌 뭘더 끼워넣어야 될거같은 느낌

---포르투갈어는 구시대 지배계층의 언어라곤 하나 포르투갈어... 영어도 불어도 아니고 포르투갈어.... 거기다 젊은 세대들은 왜 포르투갈어를 우리가 배워야 하는건지, 기성세대나 유학파들이나 좋지 우리가 왜? 라며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거기다 이게 쓸모가 있는 언어인지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포르투갈이랑 브라질에서 야야 포르투갈어 배워라 우리가 지원해줄게 포르투갈어 차암 좋단다 하면서 교사들도 지원해주고 있지만 그 포쩨 교사들이란 것이 현지 문화에 무지하며 정식 교사 자격은 되는 사람들인지 의심되는 여러모로 형편없는 자들이 많나보다 (참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서 별 얘기를 다한다)

---인도네시아어는 일단 테툼어와 같은 계통의 언어이고 배우기 쉽고 바로 옆에 있는 2억5천만의 대국의 언어이지만 수하르토 정권을 겪은 기성세대 입장에서 곱게 보일 수가 없는 언어 명분이 없는 언어 

---영어는 뭐.... 국제 공용어인거랑 밑에 호주 있는 거 빼면 관계성이 전혀 없다 역시 명분이 없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네 언어중에서 가장 적은 수의 사람들이 구사하는 언어

 

아직까지 작고 소중하고 나이마저 어린 나라라서 외국에서 어떤 입김을 불어대느냐에 따라 많이 흔들리지 않을까

테툼어야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국가적 정체성과 더 강하게 결부되면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져가겠지만

나머지 세 언어들의 입지가 동티모르에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셋 다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이대로 당분간 삼파전을 이어갈지 아니면 누구하나 승자가 나올지 

 

 

2004 68.1 66.8 17.2 10.0 72.5
2010 77.8 55.6 39.3 22.3 79.1

15-24세의 문해율을 조사한 표라는데 맨 오른쪽은 언어 관계없이 글을 아는지를 나타낸 숫자고 년도 다음에 왼쪽에서 부터 테툼어, 인도네시아어, 포르투갈어, 영어 순이다

정말 피장파장 그자체 

인도네시아어는 셋 중에선 가장 나으나 하락세고 포르투갈어와 영어가 그 뒤를 추격하는 모양새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자료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