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대로 돌아가는 두 회전문
우리나라의 독성적인 여혐문화와 동시에 독성적인 페미니즘 문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게구리선수
정확히 얘기하자면 게구리 선수는 그냥 가만히 게임하는데 게구리를 둘러싸고 설쳐대고 뇌절해대는 이들의 퍼레이드가 그렇다는 것이다 옆에서 누구는 여혐폭죽을 터드리고 또 누구는 페미니즘을 외쳐대고
정말이지 양쪽 다 게구리 선수입장에선 성가신 이들이고 민폐들로 보이겠지 본인은 조용히 게임이 하고싶을 뿐일텐데말이다
요새 보니깐 회전문 이런 표현 쓰던데 게구리 선수와 주변의 병신대잔치들을 보면 서로 다른 회전문이 맞붙어서 ∞이렇게 서있는 느낌이다
여자 프로게이머가 매우 드문 오버워치판에서 게구리 선수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튈 수 밖에 없었고 그가 등장하는 경기나 방송, 그가 언급되는 게임 관련 글들에는 그녀의 성별과 외모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뇌절해대는 병신들이 꼭 있기마련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드립은 게임 해설가 아카로스님 관련 드립이었는데
둘다 여성이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별로 닮지도 않은 둘을 비교하면서 게구리가 나오는 방송에서는 "저거 아카로스 맞나여?"ㅇㅈㄹ하고 아카로스가 나오는 방송에서는 "우왕 게구리님이다" ㅇㅈㄹ해대는 무례한 새끼들이(존나 다 알면서 괜히 어그로 끌라고) 많아도 너무 많아서 진짜 보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다
그 외에도 게임 경기, 게임 중계, 게임 방송, 게임 커뮤니티 등에서 게구리 외모 평가해대고 성별 가지고 뇌절치는 새끼들 솔직히 오버워치 고인물이면 많이 봤을 것이다 아무리 정상인이 더 많다 해도 그런 놈들이 물흐리고 다니는 건 사실이었지 뭐 요새는 많이 덜 해진듯 싶지만
위는 한쪽 회전문의 이야기고 웃긴건 반대편 회전문이 또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 유명한 게구리 핵사건
게구리가 에임이 너무 좋은 탓에(화면이 휙휙 돌아가는 매우 고감도의 마우스 설정을 사용하는 유저임에도)
저 감도에 저런 에임이 말이 되냐 저거 빼박 핵이라고 강력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등장했고
그 의혹에 동조하는 무리 중에는 분명 '여자가 에임이 저렇게 좋다고?' 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논란이 일자 게구리는 방송에서 다른 컴퓨터로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줌으로서 핵이 아니라 그냥 미친 에임의 소유자임을 증명해냈고
당당하게 핵이라고 소리치던 새끼들은 사과를 했으나 그들이 자신들끼리 대화하면서 자기 팀에 불이익오면 칼들고 게구리 집에 찾아간다는 둥 별의별 소리를 다했던 것이 밝혀져서 온갖 지탄을 받게되었다
여기에 갑자기 페미니스트들이 끼어든다
사실 이해는 된다, 너무 군침도는 서사가 아닌가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적당하게 게임계 내에서의 여혐문제를 짚고넘어가는 정도를 넘어서
일절 이절 삼절을 넘어 뇌절을 하며 어찌나 게구리를 페미니스트 순교자 만들기 작업을 해댔는지
그리고 사건의 스토리도 교묘하게 각색하여 여자주제에 게임잘한다는 이유로 살해협박을 당한, 여혐에 희생당한 또 다른 자매의 이야기로 계속 밀고나가며 정작 사건의 실제 피해자인 게구리 선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페미니즘 선전에 이용하기 딱 좋은 껀수 취급을 하니깐 (이 일이 몇달이 넘게 계속 이어졌다)
결국 참다참다 못한 게구리 선수가 본인등판을 하게 된다
자신은 여자라서 의심을 받은게 아니라고 자신을 의심한 사람은 의혹을 제시한 시점에서는 자신의 성별을 몰랐다고
해당 사건이 자꾸 언급이 되는 것도 고통이지만 부정확하게 언급이 되는 건 더욱 고통이라고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특정한 이데올로기기를 주장하는데 뒷받침하는 용도로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여기서 페미니스트들이 눈치가 있었으면, 혹은 게구리 선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면 여기서 멈췄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들은 게구리를 배은망덕한 흉자 취급하면서 비난을 했고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에 견디다 못한 게구리는 핵사건보다 이게 더 고통이라며 자신을 제발 좀 내버려달라고 나의 꿈은 프로게이머이고 그외 어떠한 상징도 되고싶지않다고 외치게 된다
"내소중한 지인과팀원들좀가만히좀냅둬 악마들아"
주변사람들까지 괴롭혔던 모양이다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이렇게 무섭다 종교에 심취한 광신도와 무엇이 다른가
이렇게, 두번째 회전문이 완성이 된다
게구리 선수와 그를 둘러싼 사건들은 정말이지 신기할 정도로 완벽하게 서로 상반된 두 집단의 폭력성을 동시에 잘 드러내준다
우리 주변에 잡초처럼 널려있는 생명력 강한 여혐의 존재, 그리고 제초제로 부적합한 그저 독한 화학약품뿐인 페미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