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설

소거법의 여유로움

Noobgosu 2021. 5. 9. 01:49

정치인에게 투표를 해야할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마치 쇼핑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옷을 사긴 사야되는데 근데 옷 잘 볼 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아무 옷이나 사서 입을 만큼 관심이 아예 없지는 않고 그래도 이왕이면 괜찮은 걸로 사고싶은데 뭐가 괜찮은 건지 참
패션을 즐기지도 않고 감각도 없지만 그래도 누가 옷잘입으면 옷못입으면 오 옷 잘입었다 와 패션 구리다 정도는 나도 느끼기에 더욱
옷사고 신발사는 일은 나에겐 항상 골칫거리
정치 시사이슈도 그러했다
그래서 옷도 시사이슈도 주변지인에게 마치 아웃소싱하듯이 도움을 항상 받아왔는데
나이 먹다보니 그것도 만만찮다
바쁘거나 사이가 멀어졌거나 아니면 너무나 개성강한 친구들만 남아버렸거나 하는 관계로..
그래도 정치 투표가 다행인점은 옷이나 신발과는 달리 선택지가 훨씬 적다는 점
유명 메이커가 몇개 없고 보통 메이커마다 주력으로 내세우는 상품이 정해져있다
그래서 확 끌리는 게 없으면 아 얘는 못 입겠다 하는 것들을 선택지에서 제하고 남는 걸 입던지 하면 된다

나에게 있어 그 기준 중에 하나가 될 만한 것이 지역인재에 대한 후보들의 스탠스이다
지방 출신이라도 수도권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은 지역인재가 아니고 수도권 출신이라도 지방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은 지역인재가 되는 현상황은 너무도 황당하기 때문이다
나도 지방출신에 내 고향 내 고장에 대한 애향심이 강한 사람이고 수도권으로 자꾸 인재유출이 심해지는 이 상황이 참 안타깝지만
그것에 대한 해법이, 지방대를 육성하기 위한 방안이, 저따구라고?
그냥 지방대 졸업생에게 쿼터를 줘버리면 되는거야? 이런 정책이 시행될 줄 모르고 수도권으로 대학간 지방 출신 학생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가뜩이나 취업문도 좁은데 더 좁아지는 이유가, 내가 수도권으로 대학을 가서라니
부모님도 이 지역분들에 내가 이 동네서 나고 자라고 초중고 다 나왔어도 그냥 점수 맞춰서 이 동네 소재 대학을 온게 전부인 타 지역 애가 지역인재라는 타이틀을 딴다고? 쟤가? 미친거아냐 이건
지방출신으로 받은 혜택은 하나도 없는데 수도권으로 대학갔다고 왜 내가 불이익을 받아야하는지
지방대살린다는 취지는 좋은데 왜 지방출신수도권대가 죽어야 되냐고
그리고 수도권으로 대학을 갔어도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취업을 할 수 있는 메리트를 줘야(그리고 지방에도 양질의 일자리들이 많아져야) 인재유출이 막아지는거지 여기서 꼴랑 4년 산 애들 보고 지역인재라 부르면서 우대해준다고?
단기적으로 볼 때 지방대 입결 방어는 어느정도 될 수 있겠다만
그걸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겠냐고
그리고 왜 수도권으로 대학을 간 지방출신들이 역차별을 받아야 하냐고
뭔데 이게ㅋ
너무 단순무식한 정책 아닌가

그런데 이걸론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대체 어떤 마인드인지
이낙연씨라는 정치인이 현재 30프로 쿼터 주고있는 공공기관 지방(대)인재 비율을 50프로로 늘리잰다
공무원도 쿼터를 도입하잔다
공공부문이나 공기업에서 요새 사람 뽑을때 다 블라인드로 뽑는건 아시나?
이미 학벌이나 특정 조건으로 차별 못하게 블라인드로 뽑는 상황에서 굳이 30프로 지방대쿼터주고 지방인재 이지랄하면서 그걸 또 50프로로 늘리겠다는게 말이야 방구야
수도권 대학 나온게 그렇게 잘못이니
대학을 안나온 사람이나 유학을 간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오로지 대학을 지방에서 나왔냐 아니냐로 지방인재 대접을 하는거다
애초에 왜 수도권대학 쏠림 현상이 일어났는지 그거에 대한 성찰은 전혀 안보이고 무작정 수도권 대학 나온 사람은 차별해도 괜찮은 기득권층 취급하면 문제가 해결되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검색하보니 이사람이 대권 주자 중 한사람이란다
덕분에 쇼핑은 편해지겠군요 이낙연씨
아니근데 대체 이런정책은 애시당초 누구 머리속에서 나온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