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고 책을 읽고 싶은데 귀찮고 누가 읽어줬으면 좋겠고 참 오디오북이 있지
검색해보니 윌라라는 곳에서 첫달 무료 행사를 하길래 가입했다
가입은 했는데 무슨 책을 들어야하나 하고 둘러보던 중 <오늘 하루, 소설>이라는 시리즈가 인기오디오북 차트에 여러개 올라와있다
그렇게 해서 지금 두개째 듣는 중
딱 좋다
평소에 읽고 싶던 책, 유명한 책, 명작이나 고전, 이런 책들은 각잡고 읽어야(들어야)할 거 같아서 좀 부담이 있는데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시리즈 중 아무거나 골라잡아 듣는데 부담없고 좋다
담배피면서 듣고 게임하면서 듣고 그냥 누워서 듣고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작가들의 단편이 가진 매력도 있지
작가들이 세상의 여러 인간군상들을 세심하게 관찰해서 묘사하는 걸 듣는 그 재미
공상과학이나 판타지나 핑크빛세상같은 가상의 세계 이야기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당장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가는 이 시공간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꾸며지지도 않았고 도덕 윤리의 가치판단이 개입하지 않고 묘사되는 이야기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머리속을 구경하는 기분
길을 걷다보면 내 앞을 걸어가는 저 사람 길을 건너는 저 사람의 인생은 어떨지 나와 전혀 접점이 없는 저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며 살아갈지 궁금하지 않는가
물론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 티비프로 유튜브 인터넷썰 등으로 듣기도 하지만
문학이기에 표현 가능한 영역이 또 있지
리얼리즘적인 언어로 정갈하게 묘사되는 맛 내 눈과는 다른 프리즘으로 바라보는 세상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걸 표현하기 어려워하면서 뱅뱅 돌아가는 것도 작가가 쓰면 딱 이해되면서도 맛깔나게 표현이 될텐데 ㅋㅋㅋ
아무튼 좋다 요즘 작가들이 내는 사사로운 한국 단편들 편하게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 있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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